캐나다 마지막 여행지는 오타와
캐나다 여행의 일정이 반 정도 흐른 시점 오타와에 있었다. 오타와에서는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아서 쓸 내용이 별로 없지만 현지인이 데리고 간 입증된 맛집 정보를 나누어보려고 한다.
오타와는 캐나다의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뭐랄까, '한국의 수도인 서울' 이런 느낌과는 상반되는 느낌을 받았다.
캐나다의 수도인만큼 정부기관의 건물들은 많이 보였지만 관광지로서는 그렇게 볼거리가 다양하지는 않았다.(없지는 않지만)
오타와에서 살고 있는 한국분으로 부터 볼것도 없는 오타와에는 왜 왔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었다.ㅎ
오타와 옆동네 가티노(Gatineau)
오타와에 머무르는 동안 친구가 살고 있는 오타와 옆동네 가티노에서 지냈는데 버스 타고 15분에서 20분 정도 거리이니 굉장히 가까웠다. 이곳에 있는 동안에도 눈 구경은 실컷 한 듯하다:) 친구가 집에 오자마자 실력 발휘를 하며 한식을 잔뜩 만들어냈다. (캐나다에서 벌어진 잔치상!) 캐나다 사람들은 겨울에는 눈이 많이 오니까 차에 쌓인 살얼음과 눈을 걷어내는 빗자루 같은 도구를 항시 지니고 다니는데 출발 전 눈을 걷어내는 모습이 한국인인 나의 눈에는 이색적이었다.
가티노 국립공원 Pink Lake
친구네 집 바로 옆에는 오타와에 있는 캐나다 국립공원인 가티노 국립공원이 있었다. 공원에서는 사람들이 스키를 즐기고 있었는데 대자연이 주는 선물이기도 하지만 계절의 장점을 살려서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는 캐나다 문화가 보기 좋았다. 그나마 걸어서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호수인 핑크레이크를 다녀왔는데 겨울이라 아이스 로드로 변해있어서 핑크레이크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볼 수는 없었지만 호수를 둘러볼 수 있는 트레킹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그런데 가티노 국립공원에서 스키를 안 타고 두발로 걸어 다니는 사람은 우리 둘밖에 없었다는! :)
캐나다 버스
처음에 캐나다 버스에 탔을때 가장 신선한 충격이었던 것은 하차 시 벨을 누르는 것이 아닌 옆에 있는 노란 줄을 잡아당기는 것이었다. 그러면 짧은 종소리가 울리면서 하차를 알린다. 하차 시에 열리는 문도 한 번 앞으로 밀듯이 눌러줘야지 열리니 처음 타는 사람은 안 열려서 당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도 운하 (Rideau Canal)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시스템을 가진 리도 운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도 옛시스템을 그대로 보존하여 3개를 제외한 44개의 수문은 모두 수동으로 열고 닫는다고 한다.
겨울철이면 운영되는 아이스링크장은 세계 최대 규모이고 무료로 즐길 수 있다니 즐기지 못하면 손해인듯하다 :)
운하의 왼쪽편에 보이는 건물은 캐나다 국회의사당이다.
캐나다 국립미술관
오타와에 있는 캐나다 국립미술관은 몬트리올 미술관보다는 규모가 작았지만 볼거리는 풍부했다.
목요일 저녁 5시부터 8시까지는 무료관람이 가능하니 날짜와 시간이 맞는다면 목요일 저녁에 관람하는 것도 좋겠다.
1층에는 현대미술작품들이 주로 있었고 2층에 모네와 고흐, 램브란트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많이 있었다. 내가 딱히 미술에 조예가 깊거나 모네나 고흐와 같은 작가들의 열광적인 팬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작품을 보는데 미술관을 다니면서 처음으로 설렘을 느꼈다. 혹은 감격스러움이었을까? 예술적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도 영감을 준다는 건 유명한 그림에는 이유가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캐나다 국회의사당
캐나다 국회의사당에는 1967년 점화된 이후로 한 번도 꺼지지 않았다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 조형물이 있다.
스리랑카 레스토랑 Ceylonta
여행을 하면 그 나라에서만 맛 볼수 있는 음식을 다양하게 먹어보고 새로운 맛을 느껴보는 즐거움이 나에게는 굉장히 큰데 캐나다 여행하면서 한국에서 먹어보지 못할 것 같은 레스토랑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맛보고 싶다는 나의 소망을 알게 된 크리스(친구의 애인)가 자신이 가본 곳 중 맛있었던 레스토랑 몇 군데를 소개해주면서 함께 가게 되었다.(다 못 가본 게 아쉽다.)
비슷한 듯하면서도 인도음식과는 또 미묘하게 달랐던 스리랑카 음식.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너무 맛있었다.
캐나다 가정식(Pot roast)
크리스는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맛있는 레스토랑을 많이 알고 있고 잘 찾아낸다고 했다. 오타와에서 셰프로 일하고 있는 한국 분이 크리스가 가자고 하면 무조건 믿고 따라간다고 하면서 나보고 먹을 데도 별로 없는 오타와에서 크리스를 알고 있다는 건 굉장한 행운이라고 말했었다. (격하 게인 정한다.) 크리스가 해준 대망의 pot roast 치킨과 야채를 오븐에 굽는데 정확한 요리과정은 잘 모르겠지만 따로 크게 양념이 사용되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 기호에 따라 소금이나 후추를 곁들여 먹는데 굉장히 맛있었다. 그리고 이 요리의 최대 장점은 한 번 하면 며칠은 든든하다는 것이었다. 호박샐러드가 한국에서 먹던 걸쭉한 호박샐러드와는 다른 느낌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크리스가 해준 호박샐러드가 내 취향에 더 맞았다.
리도센터 푸드코트 FAT RABBIT
볼에 원하는 베이스와 토핑을 선택해서 먹는 건강식 음식점이다. 비건 레스토랑이 아니라 생선이나 고기 아보카도 등 원하는 소스와 함께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서 좋다. 든든하게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여기 외에 푸드코트에 있는 체인점들도 몇 군데 먹어봤지만 소개할 만큼은 아니라 패스한다.
자메이카 레스토랑 (Fish's Tropical Grill)
아프리카 음식은 정말 처음먹어봤다. 여기는 진짜 자메이카분이 운영하는 로컬식 그대로의 푸드 레스토랑인데 겉으로 봤을 때는 여기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도 외관은 허름하지만 맛은 보장된 그런 곳이 있는 것처럼 이곳도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그런 곳이었다.!
내가 시킨 건 Jerk Chicken 인데 밥의 종류도 따로 선택할 수가 있고 바나나처럼 보이는 것은 바나나가 아니라 플렌 테인(plantain)인데 채소처럼 요리해서 먹는 바나나와 비슷한 열매이다. 같이 곁들여 먹는 핫소스가 일반적으로 먹던 그런 핫소스 맛이 아니었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음에 가게 되면 소꼬리 뼈나 다른 메뉴도 먹어보고 싶다!
중국 레스토랑 Beijing Legend
캐나다의 중국레스토랑은 한국에 있는 중국음식 스타일과 다르다고 해서 그 맛이 궁금해서 가보게 되었다. 볶음밥 같은 경우에는 익숙한 맛이었지만 내가 시킨 누들은 굉장히 이색적인 맛이었다. 짬뽕처럼 자극적이지는 않고 뭔가 면이랑 국물이 따로 노는 느낌이 드는 것 같은데 계속 당기는 매력이 있었다. 게다가 양상추가 들어간 탕이나 국을 상상해본 적도 없었는데 의외로 잘 어우러지는 신기한 음식 조화!
Bridgehead coffee shop
오타와에만 있는 브릿지헤드커피!(https://www.bridgehead.ca/) 본사는 토론토에 있다고 하는데 카페는 오타와에만 있다. 토론토에 있는 발작 커피 체인점처럼 지역별로만 있는 체인 커피숍이 신기했다. 한국은 한 카페의 체인이 거의 전국구로 나뉘어 있는데 역시 땅이 넓어서 그런가! 브리지헤드 커피는 소규모 커피 농가의 활성화를 돕고 공정하게 거래되는 커피를 추구하며 캐나다에서 소비자에게 공정하게 거래되는 커피를 제공한 최초의 커피회사라고 한다. 공정하게 거래된 유기농 커피만을 로스팅하며 모든 커피는 사내에서 직접 로스팅을 한다고 한다. 직원들도 굉장히 밝은 분위기였고 친절했다.
맘에 드는 원두를 하나 사 와서 맛을 보는데, 문득 예전에 강원도에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가게 된 게스트하우스가 생각이 났다.
그곳의 사장님은 지금 한국에서 먹고 있는 체인점 카페들이 파는 커피는 진짜 커피가 아니라며 사람들의 건강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커피라고 하셨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미 그 맛에 길들여져 버렸다며 진짜 건강한 커피는 그런 맛이 아니라며 안타까워하셨다. 유명한 영화감독(오래돼서 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님도 커피를 배우러 오시고 그곳에서 시나리오를 쓰곤 하셨다고 하는데 그곳에서 먹은 커피의 맛은 굉장히 낯설었다. 처음에는 이게 커피가 맞나 싶었지만 한 모금 한 모금 마실수록 강렬한 풍미와 밋밋한듯한 하면서도 신선했던 커피의 맛은 잊을 수가 없었다. 그때 이후로 그런 커피를 접해본 적이 없었는데 몇 년 만에 다시 그 맛을 느끼게 되다니! 그 게스트하우스가 어디였는지 기억을 되더듬어 보는 중인데 아직 기억을 되찾지 못했지만 조만간 꼭 다시 가보려 한다.
여하튼 오타와에 가게 된다면 브리지헤드 커피를 추천한다. 브릿지헤드 커피 말고도 캐나다 국민커피라고 하는 팀 홀튼도 있지만 한국식 스타일의 커피를 맛보기에는 세컨드 컵이 더 맞을 것 같다.
오타와 겨울여행
캐나다에서 그리고 오타와에 있는 동안에도 정말 겨울다운 겨울여행을 즐긴 것 같다.
눈이 정말 많이 왔는데 한날은 눈이 그냥 펑펑 오는 게 아니라 뭐랄까, 눈의 결정들이 쏟아져내리는 날이 있어서 신기했다 :)
오레오와 보미
친구가 키우는 강아지 보미와 고양이 오레오다. 나는 한번도 반려동물과 살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조심스럽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동물친구들과 사람 간에 서로가 정서적으로 주고받는 상호보완적인 부분이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었다. 고양이 오레오는 일명'개냥이' 였는데 소리 없이 다가와서 어찌나 애교를 많이 부리는지 정말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고나 할까 X) 정말 너무 너어무 귀여웠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역시 나는 반려식물파 임을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난 식물이 너무 좋다.)
너무 귀여운 고양이 오레오
동글동글 호기심 가득한 저 눈빛만 봐도 심쿵인 오레오의 사진을 마지막으로 오타와 여행기를 마무리 지으려 한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again 토론토 일정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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