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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안녕 /캐나다여행

캐나다로의여행(3) - 옐로나이프, 오로라를 직접보면 어떤느낌일까

by 별,사람 2020. 3. 22.

"오로라" 인공 불빛이 아닌 자연이 만들어낸 신로운 빛의 향연

오로라라는 말을 듣고 설레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흔히 들리는 말처럼 죽기 전에는 꼭 봐야 한다는 오로라, 오로라를 직접 보면 어떤 느낌일까? 버킷리스트 중 하나이자 이번 캐나다 여행의 주목적이었던 옐로나이프에서의 경험을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오로라 여행의 간단한 정보 몇 가지

옐로나이프에서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는 시기는 겨울(12월~3월) 여름(8월~9월)이라고 하니 성수기에 맞춰서 여행 계획을 잡으면 좋다.

나는 1월 31일부터 2월 1일까지 3일을 머물렀다. 거기에다 보름달이 뜨는 시기는 피해야 어둠 속에서 빛나는 오로라를 보실 수 있는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을 참고하여 날짜를 선택에 참고하시길 바란다. 

 

오로라 투어 업체들 중에서는 아래 세 곳 중 고민을 하였고 결론적으로는 헬로 오로라를 선택했다. 원래는 션 투어를 하고 싶었지만 예약이 모두 sold out이고 오로라 빌리지와 같은 경우에는 헌팅이라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헬로 오로라를 선택하게 되었고 헌팅 이틀, 빌리지 투어 하루 형식의 패키지로 예약을 했다.

에든버러
에든버러 시내모습

#에든버러 공항

토론토에서 에든버러를 거쳐 옐로나이프로 향하는 비행이었다.

온 세상이 하얗던 에든버러의 모습. 처음에는 사람이 살긴 하는 걸까 이곳에 하는 의문을 품었었는데 공항에 가까워 지자 건물들이 밀집해있었고 -30도가 넘나드는 이런 곳에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과 눈으로 뒤덮인 도시의 모습은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진정한 ALL WHITE WORLD를 보면서 옐로나이프가 가까워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에든버러 공항에서 간단한 점심
에든버러 공항

드디어 에든버러 공항에 도착했다. 오, 에든버러 공항은 생각보다 크고 잘돼 있었다. 간단하게 noodle box로 점심을 해결했다. 

탁 트인 공항의 유리창으로 보이는 에든버러 공항을 바라보며 먹는 점신은 공항 라운지가 부럽지 않았다.

웨스트젯 항공
트렁크와의 이별

#옐로나이프 도착

 

이게 웬걸, 옐로나이프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찾는데 트렁크가 한쪽으로 쏠린다. 뭐지? 하고 봤더니 트렁크 한쪽 바퀴가 부러진 게 아니라 아예 찢어(?) 졌다. 가이드님의 도움으로 웨스트젯 항공사에 컴플레인을 걸었고 새 트렁크를 곧바로 받을 수 있었다. 컴플레인을 걸면 트렁크를 새로 가져다주니 혹시 이런 불상사가 생기면 꼭 항공사에 컴플레인 요청하시길 바란다. 단, 기존의 트렁크와 사이즈가 동일한지 혹은 기능적인 부분이 비슷한 지도 제대로 확인하는 게 좋을 듯하다. 나와 같은 경우에는 하나 더 작은 사이즈에 마스터키도 없는 바퀴 하나짜리의 트렁크를 받았기 때문이다. 

옐로나이프에서 묵었던 호텔은 데이즈인&스위트 호텔 이었다.

데이즈인&스위트 호텔 창 밖으로 내다본 풍경. 새 하얗다 - 

보고 또 봐도 신기한 겨울왕국인 옐로나이프다. 한국의 겨울은 추워봤자 -10도를 웃도는 정도인데 -20도에서 -30도는 전혀 상상이 안 갔었다.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옐로나이프의 온도를 맞이해보았다. 오? 숨 쉬는데 콧구멍에 살얼음이 생기는 느낌이랄까, 콧구멍이 얼어붙는 느낌이 신선하고 재밌었다. 속눈썹에도 이슬이 맺치는 경험 또한 신기했다. 

 

도착한 당일 밤부터 오로라 투어를 시작했는데 나와 같은 경우에는 방한화만 대여하고 스키바지에 패딩은 롱 패딩을 입고 다녔는데 전혀 문제없었다.(참고로 나는 추위를 굉장히 굉장히 많이 탄다.) 물론 바지 안에 융 기모 스타킹을 더불어 경량 패딩과 바람막이 내복에 핫팩도 붙였지만 영하 30도가 넘는 추위 속에 계속 밖에 있다 보면 추운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헌팅 투어와 같은 경우에는 오로라가 잘 보일 것 같은 장소로 가서 오로라가 보일 때까지 차 안에서 대기하는 형식이다. 그러다 보니 차 안에서 따뜻한 티와 더불어 간단한 간식을 제공해주고 가이드님과 투어 오신 분들과의 담소 시간이 있는데 가이드님의 말로는 옐로나이프에 3일만 머무르면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확률이 90%다.라는 말은 일본 여행사에서 부풀려서 거짓 마케팅을 한 것이라고 한다.

운이 안 좋으면 계속 못 볼 수도 있다고 하였다. 오로라 헌팅 첫째 날, 4일간 옐로나이프에 머무르셨다는 어떤 분들은 오로라를 지금껏 못 보셨다고 하니, 그 말이 실감이 나면서 혹여나 오로라를 못 보게 되진 않겠지 하는 걱정도 살짝 들었다.

첫째날 오로라

첫째 날 보였던 오로라의 모습이다.

저기 오로라가 있어요! 네? 음? 오로라인가? 할 정도의 미세했던 오로라.

날씨가 구름이 많이 껴서 볼 수 있는 확률이 저조했는데 헌팅 시간이 끝날 때쯤 저렇게 빼꼼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새벽까지 내가 본 오로라의 모습은 이게 다였다. 

오로라는 밤이 돼야 관측할 수 있고, 옐로나이프에서 낮에는 뭘 해야 할까?

여행업체에서 제공하는 개썰매나 얼음낚시 스노슈즈 등 액티비티 활동을 할 수 있는데 나는 액티비티는 신청을 하지 않았고 충분한 휴식과 더불어 옐로나이프 도시를 즐겨보기로 했다. 이 날은 옐로나이프 시청과 문화유산 박물관을 다녀왔는데 시청 1층에 있는 Visitor Center에 가면 배지와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시청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문화유산 박물관(Northern Heritage Center)이 있는데 옐로나이프의 역사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문화유산박물관 가는길
옐로나이프 문화유산박물관
옐로나이프 문화유산박물관
옐로나이프 문화유산박물관

 

문화유산 박물관을 나와서 현지인들이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공원 길을 발견해서 호기심에 조금 더 걸어가 보니 Lake가 있었다.

Ice road 길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었고 세상에 눈과 나만 있는 그런 신비로운 느낌이랄까 친구와 난 여기서 한참을 머물렀다. 

옐로나이프 NWT 브루어리
옐로나이프 NWT 브루어리

NWT Brewing Campany/ The Woodyard Brewhouse&Eatery 

이 날 저녁에는 오로라 헌팅 투어 하면서 만났던 분들과 옐로나이프 지역의 로컬 브루어리인 NWT에 갔다. 다양한 맛을 먹어보기 위해서 House beer flight와 Premium beer flight를 주문했다. 각각 4종류의 맥주의 샘플러가 나오는데 독특한 맛의 맥주를 느껴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맛보았던 Fish burger와 고수가 들어간 맥주는 이름이 생각이 안 나는데.. 취향저격 맥주였다.   

오로라관측기

근처에 옐로나이프 올드타운 전망대가 있어서 함께 오르기로 했다. 날이 좋을 때는 전망대에서도 오로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날은 오로라 지수가 그린라이트를 밝히고 있었다. 제발 오늘의 오로라는 어제보다 영롱하기를 기대해본다.

올드타운 전망대에서 내려본 옐로나이프
오로라빌리지
오로라빌리지

둘째 날은 오로라 빌리지

이 날은 오로라 빌리지에서 오로라를 보게 되었는데, 나라별로 피티 구역이 나뉘어 있고 지정된 번호의 피티에 머무르면서 자유롭게 언덕들을 돌아다니며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형식이었다. 피티 안에는 따뜻한 물과 티가 준비되어 있어 자유롭게 먹을 수 있었다.

오로라 빌리지 내에 있는 각 언덕마다 앉아서 오로라를 볼 수 있게 의자가 준비되어 있어서 편했는데 오로라 빌리지 내에 언덕 두 곳은 비용을 지불해야 갈 수 있었다. 그 이유인즉슨 따뜻한 의자를 제공한다는 것이었는데 오로라를 보기 위해 이 언덕, 저 언덕 돌아다닐 건데 굳이 비용을 지불해가면서 까지 그 언덕을 갈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리고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지정된 시간이 지나도 계속 더 머물면서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다.

 

오로라의 유령
오로라 빌리지
오로라빌리지

그리고 굿즈샵에 가면 오로라를 잘 찍을 수 있도록 삼각대를 대여해주거나 카메라 설정도 도와준다. 카메라는 가져갔지만 카메라에 대해 1도 모르는터라 나는 굿즈샵을 여러 번 들락날락하였다. 하하 두 번째 밤의 오로라는 첫째 날 밤보다는 잘 보였다. 그런데 나는 삼각대가 없는 상태이기도 하고 미세한 손떨림만으로도 사진의 퀄리티는 이렇게 낮아질 수 있으니 삼각대는 꼭 대여하거나 가져가는 게 좋겠다. 

이 날 집으로 돌아가기 전 엄청난 오로라가 나왔었는데 카메라를 잘못 만져서 사진으로는 남기지 못하고 눈에만 가득 담아야 했다.

오로라는 언제 어디서 나올지 모르니 타이밍 또한 중요하다. 

노스웨스트 준주의사당
노스웨스트 준주의사당

노스웨스트 준주의사당

이제 마지막 날이다. 이 날 낮에는 노스웨스트 준주의사당에 갔다. 웬만한 관광지는 다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웠다.  노스웨스트 준주의사당 건물은 유리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드넓은 자연과 개방된 정부를 상징한다고 한다. 안에는 크진 않지만 박물관 형식으로 잘 전시되어 있다. 업체에서 단체로 오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는 오디오 가이드를 끼고(거의 못 알아들었지만) 자유롭게 구경하였다.

관람을 마치고 나면 기념품으로 배지와 엽서 중 총 2가지인가 3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여행 후 내 방에 장식해놓은 기념품들

 

옐로나이프 Sushi Cafe 

가이드님의 말에 의하면 옐로나이프는 맛있는 식당이 없으니 마트에서 직접 사다가 집에서 먹는 게 낫다고 했다. 마트에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비롯하여 다양한 종류의 식품들이 있었고, 호텔에는 전자랜지가 있었기 때문에 웬만한 끼니는 집에서 해결하였다. 그런데 친구가 초밥집만큼은 꼭 가보고 싶다고 하여 찾아간 초밥 카페(Sushi Cafe). 날이 추우니 나는 초밥보다는 따뜻한 국물이 있는 가락국수를 시켰는데 세상에 담백한 된장국물에 어우러진 가락국수의 맛이 지금껏 먹어보지 못했던 아직도 생각나는 기가 막히는 맛이었다. 음식이 정말 맛있다고 칭찬하자 셰프님이 30년 넘게 호텔 주방장을 하셨던 분이라고 한다. 오- 진심으로 또 먹고 싶다. 

 

마지막 날, 밤하늘을 오로라로 화려하게 장식하다. 

대망의 마지막 날, 처음 도착한 헌팅 장소에서 오로라가 나왔다. 지금까지 보았던 오로라 중에 가장 컸고 몇 줄기씩 마구 뿜어져 나오며 자태를 뽐내는데 정말 경이로웠다. 마지막 밤인데 이렇게 화려한 오로라를 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며 오로라를 감상하였다.

다음 헌팅 장소로 이동을 했는데 이 날 처음 헌팅 장소 말고는 오로라를 볼 수 없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오로라가 나오지 않는 장소에서 정말 너무나 오래 있는 것이었다. 내가 편한 침대를 두고 버스에 자러 왔나 싶을 정도랄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헌팅 투어와 오로라 빌리지 투어의 장단점이 있는 듯하다. 오로라 빌리지는 자발적으로 돌아다니면서 내가 원하는 곳에서 오로라를 만나는 것이고 헌팅 투어는 업체에서 이끄는 장소로 가 있다가 오로라를 만나거나 차에만 있다가 온다는 점이다. 

성향에 따라 원하는 형식을 선택하는 것이 맞는 듯 하나 다음에 가게 된다면 나는 오로라 빌리지를 더 선호할 것 같다.

 

사실 실제로 보게 되는 오로라는 사진만큼 뚜렷하거나 화려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나도 오로라의 구글 이미지 혹은 블로그 이미지만 보고 색감이 굉장히 진하고 화려할 거라 생각했는데 포토샵과 사진빨로 꾸며진 오로라를 생각하고 갔다가는 다소 실망을 하게 될 수도 있다.(내가 그랬었다.) 내가 갔을 당시 가이드님의 말로는 오로라 지수가 3 정도라고 했었는데 1까지 올라가면 더 뚜렷하게 보이긴 하겠지만, 오로라가 경이로운 자연현상인 건 확실하다. 정말 아름다웠다. 하지만 혹여나 너무 큰 기대와 환상으로 오로라의 실물을 접했다가 실망하는 분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내가 올린 사진들은 어떤 이미지 조정도 들어가지 않았다. 물론 카메라를 만질 줄 몰랐기에 사진마다 초점이 다 망한 걸 볼 수 있다. 크하핫 (이렇게 카메라를 공부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진이 망해서 안타깝긴 하지만 오로라를 본 기억과 느낌들은 내 안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으니 괜찮다며 스스로를 위안 삼는다. 

오로라를 실제로 보게 된 것만으로도 너무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이제 옐로나이프의 일정을 마치고 몬트리올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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