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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볼일 있는 기록함/영화 기록

넷플릭스 영화 결혼이야기 리뷰

by 별,사람 2020. 4. 7.

결혼이야기 이미지 출처 구글

영화 '결혼 이야기'라는 제목이 주는 궁금증

영화 결혼이야기는 사실 제목과는 달리 이혼하는 과정과 이혼 후의 삶이 그려진다. 근데 왜 결혼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정했을까? 처음에 친구의 추천으로 아무 정보 없이 영화를 봤을때는 그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한 가정의 이야기인가? 하며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그저 평범한 인생 이야기를 다룬 영화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영화를 보면서 그 생각은 없어진다. 감독 노아 바움백은 왜 이혼을 하게 되는지부터 이혼의 과정 속에서 인물들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잘 표현해냈다. 


"I realized i didn't ever really come alive for myself. i was just feeding his aliveness."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살아본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난 단지 그의 존재를 위한 연료일 뿐이었죠.


영화 결혼이야기 

노아 바움백 감독이 찰리의 직업을 극단의 감독으로 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 많고 많은 직업 중 노아 바움백 감독은 남자주인공 찰리의 직업을 한 극단의 감독으로 한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반가운 예외의 경우들도 있지만 아직까지도 결혼을 하게 되면 여자들의 인생은 남편에게 맞추어진다.

남편 될 사람이 지방에 살고 있으면 여자도 지방으로 가게 되고, 해외 거주자라면 남자를 따라 해외로 가게 된다.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말이다. 이토록 당연한 사회구조 속에서 언뜻 보면 남편 찰리도 나름 괜찮은 남편에 속한다. 표면적으로는 행복한 가정처럼 보인다. 하지만 찰리의 인생에서 니콜은 자신의 부속물일 뿐 자신이 중요시하는 자신의 인생과 성공에만 집중한 채 니콜의 인생은 철저히 외면한다. 그렇게 이혼은 진행되고 그 과정 속에서 니콜과 찰리의 감정적 소모는 극에 달하게 된다. 두 부부가 소리를 지르며 분노를 표출하며 말싸움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찰리는 자신의 외도를 합리화하고 니콜에게 폭언을 퍼붓다가 자폭하는데 그런 찰리를 위로해주는 것 역시 니콜이었다. 니콜이 얼마나 찰리를 진심으로 여겼는지 알 수 있었다. 이 장면에서 니콜이 했던 대사가 너무나도 명확하게 와 닿았다.

“당신은 이기적인데 너무 익숙해져서 이제 얼마나 이기적인지 조차 모르고 있어”

 

영화 '결혼이야기' 중 변호사인 노라팬쇼가 니콜에게 하는 말이 너무 팩폭이다.

"세상은 관음 하고 자식한테 호통치며 욕하는 엄마는 용납 못해요. 나도 그러니까 이해는 해요. 

아빠는 부족해도 그런가 보다 하죠. 솔직히 좋은 아빠라는 개념도 고작 30년 전에 나왔어요. 그전까지 아빠들은 말도 안 하고 자식한테 무심한 못 미덥고 이기적인 존재였죠. 아빠들이 변하길 바란 다지만 기본적인 수준에서 그냥 받아들여요.

아빠는 실수투성이라도 사랑하죠.

하지만 엄마가 그런다면 사람들 다 들고일어나요 구조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받아들이지 않죠. 우리의 유대교와 기독교의 뿌리가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라는 완벽한 사람이었으니까요.

마리아는 동정녀로 아이를 잉태하고 꿋꿋하게 자식을 부양했으며 죽을 때는 시체도 끌어안고 있었죠.

근데 아빠는 없었어요. 심지어 섹스도 안 했죠.하느님은 천국에 있고 하느님이 아버지고 나타나지 않았죠.

그러니까 당신은 완벽해야 하고 찰리는 망치든 말든 상관없어요.

항상 당신을 평가하는 기준이 훨씬 까다롭죠. 짜증 나지만 현실이 그래요."

 

나는 그를 영원히 사랑할거다. 이제는 말이 안되긴 하지만..

결혼생활 동안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삶의 방식을 고집하던 찰리는 이혼을 하고 난 뒤 니콜이 그토록 바라던 대로 자신의 삶의 방식을 바꾼다. 할 수 있었지만 마지막 장면에 찰리는 심리상담 중 니콜이 쓴 자신의 장점을 읽고 오열을 한다. 니콜은 찰리의 풀린 운동화 끈을 대신 묶어 준다.  ‘나는 그를 영원히 사랑할 거다. 이제는 말이 안 되긴 하지만..’ 니콜의 대사가 마음에 참 와 닿았다. 너를 너무 사랑하지만 나는 나도 사랑하기에 내 인생이 없어지면서 까지 너를 사랑할 수는 없는 거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 자기 객관화가 필요하고 누군가와 함께 평생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와 맞추어 갈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이론이 현실에 적용되기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나 개인의 삶을 살아갈 권리는 있다.  그 기본 권리이자 욕구가 지켜지지 않는 다면 결혼을 통한 가정의 울타리는 더 이상 안전한 울타리가 아니다. 어쩌면 노아 배아 움 감독이 영화 제목을 결혼 이야기라고 한 건 결혼이라는 관점에 대한 변화의 시각을 일깨워 주려는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That's when i realized, he truly didn't see me as me as something separate from himself."

그때 확실히 깨달았죠, 찰리는 나를 자기와 별개인 독립적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걸요.

 

So i left

그래서 떠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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