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일인지 피자빵이 먹고 싶었다.
왜 갑자기 피자빵이지? 그토록 어린이들이 열광하는 피자빵이지만, 어렸을 때도 나는 피자빵을 좋아하지 않았다. 오빠랑 핫도그를 사 먹을 때면 빵만 먹고 소시지는 오빠에게 줄 정도로 소시지를 좋아하지 않았기에, 피자빵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피자빵이 먹고 싶다는 목소리가 내 안에서 올라왔다.
평소에도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담백한 빵이나, 스콘처럼 꾸덕한 빵 종류를 굉장히 선호하는 편이다. 담백한 빵에 원하는 토핑을 곁들이거나,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식초를 적당한 비율로 그릇에 담은 뒤 찍어먹는 것을 좋아한다. 잼을 발라먹어도 참 맛있지- 무엇보다도 피자빵과 같은 무언가 들이 더해진 빵들은 쳐다보지도 않는 취향을 가진 사람이다.
어? 피자빵이 먹고 싶다고, 너가? 무슨 소리야. 왜 갑자기 안 먹던걸 먹으려고 해.
순간 나는 스스로를 설득하며, 피자빵을 거부하다가 순간, 피식- 웃음이 났다.
그래 좋아, 오늘 한 번 먹어보자.
그렇게 처음으로 내돈으로 피자빵을 결제해서 사 먹어보았다.
맛에 대한 만족도 보다도, 피자 빵을 먹은 행동에 대한 만족감과 재미가 더 크달까. 가끔은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나의 모습이 보일 때면 당혹스러우면서도 이내 재밌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러한 나의 모습까지도 반갑게 맞이하곤 한다.
오늘의 새로운 나의 모습은 피자빵을 원하는 나, 피자빵을 먹고 만족한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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